대한시니어연합신문 뉴스추천뉴스2026. 5. 7. 오후 4:28:53

어린이날의 가장 큰 선물은 안전, 청주교대 물들인 ‘보라빛 약속’

'관심 있게 보라’는 약속, 학부모 1만 3천여 명 참여 전국보라데이실천운동본부, 아동학대 예방 공감대 확산

이도선 기자
어린이날의 가장 큰 선물은 안전, 청주교대 물들인 ‘보라빛 약속’
이광희 국회의원(가운데)·엄지아 대표(좌측 세 번째)·보라데이 관계자들

5월 5일 어린이날, 청주교육대학교(총장 한대희) 교정은 아이들을 지키겠다는 어른들의 따뜻한 관심과 보라색 물결로 가득 찼다.

이날 열린 어린이날 기념 축제에는 1만 3천여 명이 방문했고, 충북초등교사협회, 청주교육대학교 총학생회, 청주시학교운영위원회위원장협의회가 공동 주관해 교육 주체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연합의 장을 만들었다. 그 가운데 전국보라데이실천운동본부(대표 엄지아)가 운영한 캠페인 부스는 특히 많은 학부모와 시민의 관심을 모았다. 

현장에서 가장 눈에 띈 장면은 보라색 리본을 가슴에 단 시민과 학부모들의 행렬이었다.

보라데이(Look Day)는 매월 8일,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주변을 따뜻한 관심으로 “보라”는 뜻을 담은 실천 운동이다. 말 그대로 누군가의 이상 신호를 지나치지 않고, 상처 입은 아이가 보내는 조용한 구조 요청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약속의 상징이다. 그래서 이 캠페인의 핵심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일상 속 장면을 더 주의 깊게 바라보는 태도에 있다.

보라데이 캠페인 부스에 참석하기 위해 줄지어있는 시민들

 

어린이날이 되면 사람들은 으레 아이들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를 먼저 생각한다. 장난감, 책, 옷, 체험 같은 선물들이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정작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주어져야 할 것은 손에 쥘 물건이 아니라,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이다. 

어디에 있거나, 어느 곳에 가더라도 안전을 염려하지 않고, 무관심 속에 방치되지 않으며, 위험의 신호가 보일 때 누군가 먼저 알아채고 손을 내밀어 주는 사회야말로 가장 본질적이고 최우선으로 제공되어야 할 선물이다. 이런 점에서 올해 청주교육대학교에서 열린 어린이날 축제 현장을 물들인 ‘보라빛 약속’은 단순한 캠페인을 넘어, 어린이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을 다시 묻는 장면이었다.

전국보라데이실천운동본부 부스를 찾은 시민들은 아이들의 인권과 안전을 지키겠다는 다짐을 적고, 보라색 리본을 달며 캠페인에 참여했다.

한 학부모는 어린이날을 맞아 좋은 선물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선물이라는 취지에 깊이 공감한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가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말은 그들의 인권과 안전을 보장한다는 전제에서 성립할 수 있다.

이날 현장에서는 전국보라데이실천운동본부 엄지아 대표와 이현주·손외숙·이지현 이사 등 운영진이 직접 시민들과 만나 캠페인의 취지를 설명하고 소통했다. 그리고 이서윤(부산외고) 학생, 이시은·이시연(연일중) 학생 등 청소년 봉사자들과 본부의 최연소 회원인 이준혁(연천초) 학생도 활동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아동 보호가 어른들만의 과제가 아니라, 또래와 다음 세대까지 함께 공감하고 실천하는 문화로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이들을 지키는 일은 특정 기관의 업무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배워야 할 감수성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엄지아 대표(전국보라데이실천운동본부)와 윤건영 교육감(충청북도교육청)

 

현장을 찾은 이광희(충북 청주시 서원구) 국회의원과 윤건영 충청북도교육감도 보라데이 부스를 둘러보며 캠페인 취지를 살피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광희 의원은 “아동 보호를 위한 지역사회의 촘촘한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라며. “이런 활동이 더욱더 확산하여 나가길 바란다”라고 감사와 격려를 보냈다. 윤건영 교육감은 “모든 아이가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교육계의 최우선 가치이다”라며, “주변을 살피는 보라데이의 정신이 충북 교육 현장 전반에 확산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아동학대는 흔히 사건이 발생한 뒤에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 더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아이를 향한 위험을 주변의 작은 신호로도 민감하게 알아채고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

보라데이가 강조하는 “관심 있게 보라”는 말은 바로 그 예방의 감각을 사회 전체에 일상화하자는 요청이다. 학대는 늘 은밀한 곳에서 자라고, 침묵과 무관심 속에서 길어진다. 그러므로 관심이 곧 안전망이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번 축제는 교사 단체, 학교운영위원회, 예비 교사들이 함께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 학교를 운영에 참여하는 사람, 앞으로 교사가 될 사람, 그리고 학부모가 같은 공간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공동의 과제로 확인했다는 것은 교육 공동체의 힘이 어디에 쓰여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청주교육대학교 어린이날 기념 축제 행사에 참여한 전국보라데이실천운동본부 사람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미래 역량 검사와 아동 인권 보호 캠페인을 함께 배치해, 아이들의 실력과 안전을 동시에 고민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는 점에서 더 인상적이었다. 교육은 성취만을 길러내는 일이 아니라, 아이가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토대를 함께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는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난 셈이다.

전국보라데이실천운동본부 엄지아 대표는 “행사장을 찾아주신 1만 3천여 명의 물결은 우리 사회가 아동학대 예방에 얼마나 높은 관심을 두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다”라며, “이광희 의원님과 윤건영 교육감님의 지지와 격려에 감사하며, 더욱더 힘내어 아이들이 행복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이바지하기 위해 ‘보라데이’ 운동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청주교육대학교 행사장에서 보라빛 풍경이 남긴 메시지는 분명하다. 어린이날의 가장 큰 선물은 화려한 이벤트가 아니라, 아이를 끝까지 지켜보겠다는 어른들의 눈길과 책임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리본 하나를 다는 일은 작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작은 행동이 “나는 아이의 신호를 그냥 지나치지 않겠다”라는 다짐으로 이어질 때, 사회는 조금 더 안전해진다.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말이 진실이 되려면, 우리는 더 관심 있게 보아야 한다. 바로 이런 점에서, 올해 청주교육대학교 교정을 물들인 보라빛 약속은 어린이날의 의미를 한층 더 깊고 책임감 있게 다시 써 놓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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