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시니어연합신문 뉴스뉴스2026. 4. 15. 오후 5:38:10

떠나야 할 때

이도호 기자
떠나야 할 때

지난 주말 마주했던 진달래꽃은 참으로 환하게 피어 있었다. 그러나 지금 다시 그 자리를 찾아간다면, 그 꽃은 이미 시들었거나 떨어져 버렸을지도 모른다. 

봄꽃은 그렇게 짧게 머물고, 간다. 그래서 사람들은 피어 있는 순간만이 아니라, 지는 순간에도 꽃을 바라보게 된다. 그 짧은 생이 오히려 계절의 진실과 삶의 이치를 더 또렷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형기 시인의 「낙화」는 바로 그 장면 앞에서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건넨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꽃은 붙든다고 해서 오래 머무는 것도 아니다. 

제때 피고, 제때 지며, 그 자리를 다음 생명을 위해 내어 준다. 그리고 바로 그 떠남 속에서 열매가 맺힌다. 꽃이 지지 않으면 열매도 맺히지 않는다. 이것이 자연의 이치다.

사람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 앉아야 할 자리와 물러나야 할 때를 아는 삶, 머물러야 할 순간과 떠나야 할 시간을 분별하는 삶은 그래서 지혜롭다. 떠남은 끝이 아니라, 더 깊은 결실을 하기 위한 준비이기 때문이다. 

꽃이 지는 모습이 아름다운 것은 자기 계절을 다하고도 다음 계절을 위해 자리를 비워 주는 여유와 분별력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이런 삶이라면 비록 겉으로는 물러나는 것처럼 보여도, 그 안에는 이미 더 풍성한 열매의 시간이 자라고 있을 것이다.

이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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